저는 오늘 저희 업무 관련, 재판 모니터링 위하여 참관하게 된 사람입니다.
판사님의 성함을 모르고 온 것이 너무나 아쉬운 대목입니다..

서울에서 멀다면 먼 평택까지 지하철과 버스, 택시로 번갈아 이동하여 그곳에 도착해서 재판 진행 상황에 집중하기란 쉬운것이 아닐것 같았습니다. 제가 얼마되지 않았지만 서울의 여타 법정의 모니터링에 다니다보니 안타깝게도 어떤 편견 같은것이 생기더군요..서울에서는 재판이 많아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판에 박힌듯한 법정 모습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사람은 뒷전같이 느껴졌고, 사건들에 치여 해치우다싶이 진행되다보니 사건자체의 진위여부만을 가리려고 하는 그렇고 그런 판결에 별다른 생각없이, 가야되니까 가게 되었는데요..

지난달에 갔던 첫번째 재판에서 너무나 감동스런 법정풍경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또 가게 되다니 진적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한걸음에 달려간 기분이네요.
그리고
첫번째만 그랬었다면 바쁘고 힘든 와중에 저는 이런곳까지 찾아 들어와서 글을 남기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판사님의 지혜롭고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진행에 검사, 변호사, 피고측 변호사, 증인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드셨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판사님이셨습니다. 

그날은 제가 집안 제사라 판결이 빨리 끝나기를 바래야 됨에도 불구하고 집중하게 만들어 주셔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어느새 두시간을 훌쩍 넘어 끝내셨는데,  너무 예민하고 민감한 사안이었던만큼 충분히 다뤄 주시며 한치의 궁금점 없이 짚어 주시다보니 판사님 자신도 얼마나 힘드셨을지요, 

굉장히 어렵다면 어려운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풀어가시는데..막 엉긴 실타래가 하나하나 풀리는듯한.. 그러면서도 핵심은 분명히 짚어내시고 증인석에 나온 장애 피해자가 편안하게 묻는말에 또박또박 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셨구요.
피해자측, 피고인측 어느쪽도 마음을 다치지 않게 배려 하는 모습이 노력에서 나오는게 아닌, 판사님의 있는 격이 그대로로 비춰졌습니다. 치우치지 않으면서 각자측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안들을 쪽집게같이 짚어내면서 칭찬하며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법정 상황이 저는 드라마, 영화에서도 보지못한 풍경이라 너무나 힘들게 거기까지 갔지만 그 여독이 다 날라가는 듯한 감흥이 일더군요.. 저희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판사님같은 분이 되도록 기도하며 키우지 않았을까 합니다.

정말 저희도 사명감을 가지고 어렵고 힘든분들 위해 애쓰고 있지만 판사님 같은 분을 뵈니 힘이나고 얼마나 보람이 있는지 모릅니다..
제가 다시 또 그 곳에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판사님 재판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큰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지 않을까 하며, 
오늘날 많은 전문직이, 법조인이 좋지않은 사례들을 남기지만 판사님 같은분이 계시기에 그래도 우리사회가 좋은방향으로 유지되어 가리라 믿습니다.

진위를 가리기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많았던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판사님의 최종판단은 가장 진실에 가까운, 어느쪽도 억울함이 남지않고 오히려 마음에 큰 선물을 받은듯한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벌써부터 재판 결과가 기대됩니다. 

판사님과 같이 일하시는 직원분들이 참 많이 부럽고 행복해 보인..평택지원 23호 법정의 풍경.. 변하지 않으시길 빌며..모든 분들 건강하십시오..